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 레이 밀랜드, 그레이스 켈리 주연
(2007. 4)
멋진 계획을 짤 수는 있지만 실행에 옮기는 건 자신 없어요
의도한 대로 얘기가 흘러가는 경우는 없거든요
히치콕이 1954년에 만든 스릴러. 히치콕과 그레이스 켈리가 처음 함께 찍은 영화이자, [이창]으로 시작되는 히치콕의 전성기를 연 작품이다. 단 36일 간의 촬영. 왕가위의 [중경삼림]처럼 히치콕은 재충전할 양으로 쉽게 만들었다고 했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그야말로 이야기를 주무르는 솜씨가 빛나는 스릴러의 교과서와도 같은 작품.
아내를 죽이고자 하는 토니(레이 밀랜드)의 침착한 표정과 논리적인 화술, 추리소설가이지만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마크(로버트 커밍스)의 대조또한 인상적이었다. 토니는 아내의 정부인 마크와 게임을 하듯이 살인의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을까. '의도한 대로 얘기가 흘러가는 경우는 없어요'라고 마크가 말할때, 와인을 마시며 살짝 웃는 토니의 표정이라니. 살해 계획의 결과에 대한 암시이자, 다소 방정맞아 보이는 마크의 어투를 통해 이 사건의 해결자가 마크는 아닐 것이라는 힌트를 준다.
마치 한 편의 연극처럼 토니의 집을 벗어나지 않는 이 영화에서 히치콕의 까메오 출연 장면을 찾는 것도 재미있는 일. 엑스트라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 이 영화에서 감독이 선택한 장소는 사진 속. 히치콕은 토니의 동창회 사진 속의 한명으로 등장한다.
★★★★★
spectator's cut
[다이얼 M을 돌려라]에 대한 내 애정은 한결같다. 레이 밀랜드가 살인자에게 어떻게 자기 부인을 죽이고 싶은지 설명하는 장면에서 그들이 나누는 대화에 따라 히치콕이 어떤 식으로 중심을 바꾸고, 화면의 범위를 바꾸어 나가는지 한번 유심히 지켜보라. 중요한 것은 언제 화면의 범위에 변화를 줄 것인가 하는 것이다.
- 마틴 스콜세지